[신혼여행 - 종교개혁지 여행] 루터가 성경을 번역한 바르트부르크 성 / 독일여행

[신혼여행 - 종교개혁지 여행] 루터가 성경을 번역한 바르트부르크 성 / 독일여행

독일 바르트부르크 / 바르트부르크 여행 / 유럽여행 / 종교개혁지 탐방 / 마틴 루터 / 마르틴 루터

1일차 베를린 도착 (밤)

2일차 베를린 구경

3일차 베를린 -> 포츠담 -> 비텐베르크

4일차 비텐베르크 -> 아이슬레벤 -> 에르푸르트 -> 아이제나흐(바르트부르크 성)

5일차 아이제나흐 바르트부르크 성 -> 마르부르크 -> 보름스 -> 스트라스부르

6일차 스트라스부르 -> 취리히

7일차 취리히 -> 루체른 -> 제네바

8일차 제네바 -> 샤모니 (몽블랑)

9일차 샤모니 -> 밀라노 -> 피렌체

10일차 피렌체

11일차 귀국

남편이 고대하고 고대하던 바르트부르크 성이다. 아이제나흐 시내에서 바르트부르크 성이 보인다. 해발 400m의 높은 곳에 위치한 바르트부르크 성은 11세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남편이 기대하던 것은 바르트부르크 성 호텔이다. 성 옆에 로만티크 호텔 바르트부르크(Romantik Hotel auf der Wartburg)가 있다.

남편은 역사적인 성 안에 있는 호텔에서 자는게 소원이라며 이 호텔 예약을 몇달전부터 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신혼여행 기간동안 다 매진이었다. 한달을 찾고 또 찾았지만, 우리가 가는 기간 동안에는 계속 예약이 꽉 차있다며 예약이 안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포기하고 아이제나흐에 다른 호텔을 예약해놨다. 

역사적인 호텔에서 못자게 돼서, 대신 스트라스부르에서 오래된 호텔에서 묵자며, 1600년대에 지어진 호텔을 예약했다. 나는 굳이 오래된 건물이 뭐가 중요하고, 역사적인 곳이 뭐가 중요하나 했지만, 남편이 소원이라며 예약했다.

그렇게 바르트부르크 성에서 자는 것을 포기하고,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옛날 호텔 예약한 것을 만족하고 있는 어느날! 갑자기 로만티크 호텔 바르트부르크에 방이 생겼다! 가까스로 우리는 바르트부르크 호텔을 예약했고, 그렇게 우리는.. 바르트부르크 성에 도착했다. 우리는 바르트부르크 성을 거닐며 산책도 하고, 루터가 느꼈을 외로운 느낌도 만끽하고자 했다.

그런데!!!!! 우리를 그렇게 따라다니더 먹구름이 바르트부르크 성에 머물렀다. 우리는 호텔에 도착하자마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피해 방으로 들어갔고, 산책하려던 우리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우리는 바르트부르크 성에서 처음으로 부부싸움 아닌 부부싸움을 했다. ㅋㅋ 아마도 비가와서 서로 예민해져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싸운 이유는 남편이 저녁을 안먹겠다고 해서 내가 화가 난 것이다. 남편은 에르푸르트에서 파스타 두개와 피자 하나를 시켜서 먹은 것이 후회됐나보다. 생각보다 많이 시켰다고 생각했고, 남기고 오는 것이 아까워 꾸역꾸역 많이 먹었다. 물론 남긴 했지만, 먹고 나온 남편은 기분나쁘게 배가 불렀나보다.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어느정도 살을 뺐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찌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어차피 점심도 늦게 그리고 많이 먹었으니, 저녁을 먹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르트부르크 호텔에 왔고, 산책도 못하게 됐고 또 한편으로는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는데 자기 생각만 하고 밥을 먹지말자는 남편에 말에 화가 났다. 남편은 나 혼자 먹으라고 옆에 있어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것도 싫었다.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싸웠지만. 결국 착한 남편은 식사를 하게 되었다 ㅋㅋㅋㅋㅋㅋ

우리가 먹은 저녁 식사. 성 안에는 진짜 성과 호텔밖에 없어서 저녁식사를 호텔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분위기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베를린 티비타워 이후로 가장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었는데, 우리의 분위기는 완전 꽝! 그래도 음식 나오기 전에 화를 풀고 음식은 맛있게 먹자고 다짐했다. 결국 남편은 맛있게 먹었고, 역사적인 곳에서 우리 부부의 싸움의 역사를 세우게 되었다 ㅋㅋ

아직까지 우리는 종종 신혼여행하면서 싸웠던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워낙 연애하면서 많이 싸웠기 때문에 결혼해서는 얼마나 싸울까 했었는데, 다행히 신혼생활하면서는 거의 싸우지 않는다. 남편은 본인이 착해서 우리가 안싸우는 것이라고 우긴다.

결국 우리는 그렇게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할 수 없어 일찍 잠이 들었고.. 그 다음날 아침에 호텔 식사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길을 나섰다. 그 전날 못했던 산책을 아침 일찍 하기로 했다.

로만티크 호텔 바르트부르크 조식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전날 저녁식사 했던 곳이었는데, 종류도 다른 곳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항상 먹는 것만 먹으니까~ 별 상관은 없었다. 요플레랑 빵 그리고 과일만 있으면 되지! (아마도 생과일 주스가 없어서 내가 아쉬워했던 것 같다)

이곳이 로만티크 호텔 바르트부르크다. 호텔이 성처럼 생겼다. 정말 옛날 건물처럼 생겼다. 

호텔 위로 올라와 산책길을 걷다보면 바르트부르크 성이 보인다. 비가 오고 그 다음날이어서 안개가 꼈다. 그래서 그런지 바르트부르크 성이 더 신비하고 견고하게 느껴졌다. 

바르트부르크는 "기다려라(wart). 산아. 너는 나를 위해 성(Burg)이 될 것이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곳은 루터가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보름스에서 자신의 견해를 철회하지 않은 루터에게 '보름스 칙령'이 주어졌다. 황제 카를 5세는 루터에게 이단자라고 낙인 찍었다. 루터는 도망갈 곳이 필요했다. 그러나 독일해서 루터가 숨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때, 루터를 지지하던 프리드리히라는 사람이 자신의 관리들에게 아무도 모르게, 심지어는 자신에게도 알리지 말고 루터를 은밀한 곳에 숨겨주라고 명령하였다. 그렇게 루터는 아이제나흐의 바르트부르크 성에 숨을 수 있게 되었다. 루터는 바르트 부르크 성 안에 있는 작은 방에서 두려움을 이겨냈고, 종교개혁자로서의 소명감을 확인했다.

성 위에서 아이제나흐 도시가 보인다. 우리가 간 날은 안개가 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성 안에서 보면 모든 도시가 한 눈에 보일 것 같다. 이 성은 루터말고도 많은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성이기도 하다.

  

성 입구를 지나면 성과 건물들이 나타난다. 이곳은 1067년부터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성이다. 그만큼 성은 견고해보인다.

하루에 몇번씩 성 투어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아침 첫번째 타임 투어를 듣기로 했다. 그런데 첫번째 타임 투어는 독일어로 진행됐다. 그런데 다행인건, 한국말로 되어있는 번역본 종이를 나눠준다. 가는 곳마다 그곳의 설명이 써있어서 대충 무슨 내용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써있는 내용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말을 해서 좀 아쉽긴 했다. 우리 부부 말고 두명이 같이 들어갔는데, 둘은 물어보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데 우리는 따라다니기만 했다. 

하지만 투어를 하는 곳은 루터가 있던 곳이 아니다. 루터가 있던 곳은 그 성 건너편에 있는 건물이다.

매점과 카페같은 것도 있었지만, 우리는 아침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열지는 않았다. 우리는 아침일찍부터 서두르는 바람에 투어시간도 기다리고, 티켓 오픈할 때까지도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우리는 그 전날 못한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바르트부르크 성을 돌아다녔다. 생각보다 성 안은 작으면서도 컸다. 굳건한 돌들로 지어져 있는 건물들은 엄청 견고해보였고, 산 끝에 지어진 것 같은 성은 아무도 올라오지 못할 견고항 성처럼 보였다. 역사적으로도 요새의 역할을 톡톡히 한 성이기도 하다.

뒤로 보이는 건물이 루터의 방이 있는 건물이다. 루터는 신변보호를 위해 이 성 안에 머물렀지만, 사실 이곳은 심적으로나 육체적인 고난의 장소이기도 했다. 그런 것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짧은 시간 안에 성서연구와 성서 번역을 해냈을지도 모른다. 

들어가는 곳! 투어를 마치고 이제 루터의 그 역사적인 방을 보러 들어간다. 루터가 숨어 있으면서 성서번역을 했던 그 작은 방을 볼 수 있다. 

바로 이 곳이 루터가 머물렀던 작은 방이다. 이 책상 옆으로는 벽난로가 있다. 

그가 사용했던 작은 책상과 의자. 이곳에서 그는 성서를 번역했고, 두려움을 이겨냈을 것이다. 마틴 루터는 자신의 육체적인 어려움과 마귀의 시험을 이기고자 애를 썼다. 전해지는 전설에 따르면, 루터는 자신을 괴롭히던 마귀를 향해 잉크병을 던지면서 '나는 세례받은 사람이다' 라고 외쳤다고 한다. 자신은 세례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마귀가 자신을 함부로 할 수 없고, 자신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확신시켰던 것 같다. 

잉크 자국을 찾을 수 없지만, 그때 당시 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왠지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난로에 얼룩진 것을 우리가 잉크라고 했었나?ㅋㅋ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서는 후에 종교개혁운동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라틴어로만 되어 있어서 일반 성도들이 읽지도 못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성경말씀이, 이제 일반 성도들이 스스로 성서를 읽고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루터는 이 곳에서 수많은 기도를 드렸을 것이다. 그는 무섭고 두려웠지만, 기도로 또 하나님 말씀에 집중함으로서 그 무서움과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루터의 기도

"기도만이 전능한 여왕이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올바른 길을 찾게 되고,

그릇된 것을 가지런히 정리하게 되며,

회복될 수 없는 것을 견디어내며,

모든 불행을 극복하고,

선한 모든 것을 얻게 된다.

나는 기도를 더욱 열심히 드린다. 악마는 기도가 없는 곳에서 우리 주변을 맴돌기 때문이다.

기도 속에서만 우리 모두가 보호를 받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무도 기도가 얼마나 힘이 있고 강한 것인지,

얼마나 많은 능력이 있는지를 믿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나는 항상 진지하게 기도를 드렸다.

나의 기도가 진지하게 드려질 때, 나의 기도는 충만하게 응답을 받고 더 많은 것을 부여받는다.

내가 기도를 드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가 기대하고 기대하던 바르트부르크 성 구경은 끝이났다. 우리는 루터의 숨결과 흔적을 마음에 담은 채 바르트부르크 성을 떠나 루터의 발자취 여행을 조금씩 마무리 하고 있었다. 이날이 루터 여행지는 마지막 날이었다. 마르부르크와 보름스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