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 종교개혁지 여행] 루터와 츠빙글리가 성만찬 논쟁을 했던 마르부르크 / 독일 마르부르크 성

[신혼여행 - 종교개혁지 여행] 루터와 츠빙글리가 성만찬 논쟁을 했던 마르부르크 / 독일 마르부르크 성

종교개혁지 탐방 / 종교개혁 500주년 / 마틴루터 / 마르부르크성 / 마르부르크 회담 / 독일여행 / 유럽여행

1일차 베를린 도착 (밤)

2일차 베를린 구경

3일차 베를린 -> 포츠담 -> 비텐베르크

4일차 비텐베르크 -> 아이슬레벤 -> 에르푸르트 -> 아이제나흐(바르트부르크 성)

5일차 아이제나흐 바르트부르크 성 -> 마르부르크 -> 보름스 -> 스트라스부르

6일차 스트라스부르 -> 취리히

7일차 취리히 -> 루체른 -> 제네바

8일차 제네바 -> 샤모니 (몽블랑)

9일차 샤모니 -> 밀라노 -> 피렌체

10일차 피렌체

11일차 귀국

아침 일찍 바르부르크 성을 구경하고, 바로 마르부르크로 출발했다. 사실 마르부르크는 우리 일정에 없었지만, 시간이 될 것 같아 마르부르크를 잠깐 들리기로 했다. 다른 곳은 안 둘러보고, 루터와 츠빙글리가 성만찬 논쟁을 했던(마르부르크 회담) 마르부르크 성만 보고 바로 보름스로 가기로 했다. 오늘의 일정은 마르부르크와 보름스를 들려 저녁 시간까지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하는 것이다(중간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들려야해서 시간이 촉박했다).

두시간 걸려서 도착한 마르부르크! 마르부르크는 독일 중부 헤센 주의 도시다. "경계 요새"라는 뜻으로 1130년에 처음으로 마르부르크라고 불렸다고 한다. 마르부르크에는 필립-마르부르크 대학교가 있는데, 이 대학교는 1527년 세워진 최초의 프로테스탄트 대학이고, 불트만이 교수로 재직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마르부르크 성만 갔다. 마르부르크 성은 헤센의 필립의 소유였다. 1529년 10월, 당시 영주였던 필립의 주선으로 루터파 종교개혁자들과 츠빙글리파 개혁자들이 모여 회담을 가진 장소이기도 하다. 그 때 15개의 마르부르크 조항이 탄생했다.

헤센이 츠빙글리와 루터를 초청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츠빙글리와 루터가 성만찬 문제 때문에 서로 논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필립은 가톨릭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먼저 프로테스탄트 진영의 연합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그는 츠빙글리와 루터를 마르부르크 성으로 초대하여 그 문제에 대하여 서로의 입장을 조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프로테스탄트 진영의 정치적인 연대가 가능하리라고 믿었고, 루터주의자들과 츠빙글리주의자들 사이에 단일한 신앙고백을 이끌어내 황제에 대항할 수 있는 연합체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역시 이 날도 날씨가 흐렸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먹구름은 우리를 따라다닐까 ㅠㅠ

마르부르크 성은 높은 언덕 위에 있다. 이 언덕 위에서 마르부르크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주차는 마르부르크 성 아래 노상 주차장이 있다. 주차 티켓을 기계에서 구매해서 차에 놔두면 된다. 유럽은 그나마 주차장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돈만 내면 주차 걱정은 안해도 된다. 큰 도시는 공영주차장 시설이 잘 되어있고, 작은 도시는 노상주차장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지금은 마르부르크 대학의 예술사(문화사) 박물관 또는 문화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 건물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거의 4층 건물이 다 전시관으로 되어 있다. 종교개혁에 관련한 자료들도 있고, 동화작가 그림형제에 관한 자료도 있다.

성 입구는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았다. 

마르부르크 성은 종교개혁 역사에서 중요한 일이 일어났던 곳이다. 루터는 프로테스탄트 개혁 진영 내부에서도 갈등을 겪었다. 특히 스위스 취리히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와 갈등을 겪었다. 츠빙글리와 가장 크게 부딪혔던 것은 성만찬 문제였다. 성만찬 제정의 말씀인 "이것이 내 몸이니라"는 구절의 해석 때문에 갈등이 일어났다. 

루터는 'est'를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빵이 곧 몸이다'라고 해석했고, 그렇기 때문에 성만찬 때에 빵과 포도주에 그리스도께서 육체적으로 임재하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츠빙글리는 이에 반대하여 'est'를 비유적으로 해석했다. 즉, 빵이 몸을 상징한다고 해석하면서 성만찬에 그리스도께서 영적으로 임재하신다고 주장하였다. 루터는 공체설을 츠빙글리는 기념설/상징설을 주장했던 것이다.

이 두 사람은 가견을 좁히지 못했다. 마르부르크 회담이 끝난 후 그들은 15개의 조항을 발표했지만 그 중에 14개의 조항은 전적으로 동의했지만 성만찬에서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임재하시는가를 다룬 마지막 조항에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우리는 박물관은 대충 구경한 채, 마르부르크 회담이 이루어진 그 장소만 중점적으로 구경했다. 회담을 한 장소에 들어가면, 그 때 당시 상황을 그려놓은 그림이 있다. 책상에 'est'를 가리키고 있는 사람이 루터이고, 바로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츠빙글리다.

그림에 나오는 장소가 바로 이 장소이다. 그림의 구조와 비슷하게 찍으려고 한 사진이다.

이곳에서 츠빙글리와 루터는 치열한 논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논쟁은 실패로 돌아갔고, 연합이 아닌 루터파와 츠빙글리파로 분열하는 출발점이 되고 말았다. 

그 역사적인 장소에 우리가 있다니! 우리가 수업에서만 들었던 그곳이 바로 이곳이라니! 

생각보다 강당이 컸다. 

생각보다 그림의 디테일이 대단했다. 그림처럼 똑같이 해놓은 걸수도 있지만, 그림과 비교하면서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그림에서 루터와 츠빙글리와 서 있던 곳이 이쯤일거라며 찾아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했다.

바깥으로 나오니 다시 비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왠지 비가 오는 마르부르크 성 분위기가 회담이 실패로 끝나고 나올때의 루터와 츠빙글리의 심정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마르부르크 성에서 바라보는 마르부르크 도시도 왠지 쓸쓸해보였다.

이렇게 짧은 (1시간도 안되는) 마르부르크 구경을 끝내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들렸다가 보름스로 간다.